LIFE STYLE

SOUPS FOR THE SOUL

영혼을 울리는 따듯한 국물 요리

‘이열치열’, ‘이한치한’이라는 말도 있지만, 어쩐지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는 날에는 역시 따끈한 국물 요리가 생각난다. 세계 여행을 떠나듯 각 나라를 대표하는 국물을 맛보았다.

영혼을 위한 수프, 수퍼

찬 바람을 헤치고 수프 파는 가게, ‘수퍼’의 문을 열었다. 따스한 온기와 맛있는 냄새가 반겨주는 아늑한 공간이다. 중앙의 긴 테이블과 곳곳에 장식된 포스터, 메뉴가 쓰인 거울, 포근한 빛을 내뿜는 적당한 크기의 샹들리에에서도 온기가 느껴진다. 수퍼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수제 수프를 매일 아침 만든다. 6가지 정도의 고정 메뉴와 시즌 메뉴 1가지를 맛볼 수 있다. 이름이 익숙한 영혼의 닭고기 수프도, 다른 곳에서 쉽게 보지 못한 10시간 이상 진하게 끓인다는 소고기 스튜 비프 부르기뇽도 모두 궁금하다. 손님들 대부분은 수프와 사이드 메뉴로 구성된 세트 메뉴를 고른다. 빵이나 파스타, 밥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샌드위치를 곁들이고, 요거트나 음료도 먹을 수 있다. 가장 많이 시키는 조합은 수프와 샌드위치 반 조각. 메인이자 인기가 가장 좋은 송이송이 트러플 비스크 수프와 칠리 콘 카르네, 클래식 프로슈토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고 묽은 송이송이 트러플 비스크 수프는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매력적인 트러플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진한 향과는 반대로 가벼운 국물, 잔뜩 들어 있는 버섯 건더기가 입 안에 고소함을 오래 남긴다. 직접 만든 피너츠 버터 소스에 프로슈토와 선드라이 토마토가 들어간 클래식 프로슈토 샌드위치는 수프와 잘 어울린다. 짭짤한 프로슈토와 치즈, 상큼함을 더하는 루콜라와 선드라이 토마토, 매콤한 듯하면서도 땅콩의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 소스까지 맛의 균형이 좋은 샌드위치다. 멕시코 스타일의 블랙빈 토마토 스튜인 칠리 콘 카르네는 노란색 체다치즈를 뿌려서 서빙된다. 가득한 고기와 콩 건더기가 씹는 즐거움을 더한다. 빵 없이 수프 한 그릇만 먹어도 든든하다. 마지막 마무리는 수제 요거트. 블루베리 콩포트가 깔린 달지 않은 플레인 요거트에 직접 만든 그래놀라를 얹어 낸다. 이 외에도 로제소스처럼 부드러운 토마토 바질 크림 수프, 감자와 조갯살을 뭉근하게 끓여 낸 뉴잉글랜드 클램차우더 등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추운 날 아침, 밥 먹기는 귀찮고 빵 먹기는 싫은 날. 수프는 몸과 마음에 든든한 온기를 선물처럼 안겨준다. 딱 우리 집 앞에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가게다.

수퍼
문의 02-711-2518
주소 서울시 마포구 삼개로 20 근신빌딩별관 1층

태국 현지의 맛, 까폼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한쪽 벽면을 꽉 채운 태국 길거리 사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이 음식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까폼 내부는 은색 테이블도 플라스틱 의자도 마치 사진 속 태국 길거리 식당처럼 꾸며져 있다. 메뉴 역시 태국 요리사들이 만들어주는 진짜 현지식이다. 양념, 소스 같은 기본 재료를 모두 태국에서 공수하기 때문에 태국 여행에서 맛본 맛을 잊지 못하고 있다면 까폼을 추천한다. 메인 요리, 국수, 밥까지 총 메뉴는 20여 가지가 넘는데 이 중 식사 메뉴로 가장 인기 좋은 건 돼지고기 바질 덮밥인 팟 까파오 무쌉과 태국 소고기 쌀국수다. 팟 까파오 무쌉은 매콤한 고기볶음과 곁들여 먹는 쌀밥,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달걀프라이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소고기 쌀국수 역시 우리가 흔히 먹던 베트남식이 아니라 각종 한약재와 향신료를 넣고 끓여 간장색처럼 진한 고기 국물에, 마늘 플레이크, 사태고기가 올라간 태국식이다. 추운 겨울 밤, 따뜻한 술안주로도 좋은 똠얌꿍도 맛보자. 똠은 끓이다, 얌은 신맛, 꿍은 새우라는 뜻인데, 새우를 메인으로 오징어, 방울토마토, 버섯 등 건더기가 가득하다. 레몬그라스, 갈랑가라는 태국식 생강, 라임잎 3가지 향신료가 기본이 되는데 집집마다 김치찌개 맛이 다른 것처럼 똠얌꿍도 가게마다 맛이 다르다고 한다. 자주 느껴보지 못한 높은 산미의 국물 맛이 신선하다. 먹을수록 매콤하면서 동시에 시고 단맛이 번갈아 가며 침샘을 자극하고, 입맛을 돋워 계속 끌린다. 여러 명이 함께 와서 따듯한 똠얌꿍 국물을 필두로 다양한 메뉴를 시켜 태국 길거리에서처럼 먹고 마시며 즐거운 밤을 보내고 싶은 곳이다.

까폼
문의 02-6081-7318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153길 18

요리에 맛을 담아낸, 미각담다

대학가 한적한 골목, 아담한 건물 5층 꼭대기에 자리한 한식 레스토랑 미각담다. 예상 밖의 공간이 선물처럼 다가오는 곳이다. 미각담다는 중국집처럼 한식을 다양한 요리로 맛보듯이 즐기기 좋은 곳이다. 아직 한식은 우리에게 한상 가득, 온갖 반찬을 차려놓고 먹는 스타일로 인식되어 있지만 이곳에서는 반찬과 메인 메뉴의 경계를 없애고 모두 하나의 일품요리 대접을 받는다. 날이 추워지자 잘 나가는 메뉴는 국물 요리다. 그중 한우 차돌 양지 전골을 택했다. 두툼한 전골 그릇에 차돌과 양지가 가지런히 올라 식탁에 등장했다. 양지 육수 베이스 국물에 배추와 대파, 쑥갓을 넣어 고깃국물이지만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전골은 계속 끓일수록 맛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틈틈이 맛보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 해산물 잣즙 무침을 곁들였다. 살짝 익힌 관자, 큼지막한 새우, 문어, 죽순, 오이, 밤 등을 함께 버무렸다. 레스토랑 이름처럼 먹기 아깝도록 예쁘게 담아낸 모양새가 식탁을 환하게 밝힌다. 미각담다의 요리들은 대체로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간으로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한다. 2월까지는 겨울 프로모션 기간으로 굴을 활용한 각종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수육, 굴무침, 관자를 함께 먹는 삼합과 굴전, 한우 차돌 굴 전골은 추운 겨울을 따듯하게 나도록 힘을 줄 것이다. 미각담다에는 이 외에도 전, 튀김, 국물, 생선, 고기 요리 등 메뉴가 다양한데, 코스 요리처럼 나오는 상차림 메뉴를 시키면 골고루 맛볼 수 있다. 죽부터 후식까지 어느 하나 실망시키지 않는 맛을 정성스레 담아낸 미식의 향연은 소중한 사람과 즐기기에도 좋다.

미각담다
문의 02-883-2224
주소 서울시 관악구 봉천로62길 5 5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