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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생각나는 작품

한 해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늘 우리에게 감상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유독 어둡고 춥게 느껴지는 올 연말, 이 쓸쓸함을 달래줄 예술 작품이 우리를 기다린다.

Description

우리 집을 멋진 공연장으로 만들어줄 삼성전자의 The Wall 디스플레이는 벽면 전체를 채운 스크린이 실사 그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집 안 어디에서나 가장 이상적인 음향을 감상할 수 있는 하만 럭셔리 오디오와 함께라면 공연장에서 느끼는 감동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여느 때라면 공연이나 전시를 보러 다니는 감성 풍만한 연말이었겠지만 선뜻 공연장이나 미술관을 찾을 수 없어 아쉽다. 하지만 예술의 진가는 본래 기쁠 때보다 힘들고 우울할 때 더 빛나는 법이다. 연말을 기념할 음악을 듣고 그림을 감상하며 한 해의 끝을 차분히 마무리하면 어떨까. 매년 사랑받는 예술 작품은 실황 음반이나 DVD, 유튜브 등을 통해 언제라도 감상할 수 있다. 마음은 편안하게, 집에서도 가슴 벅찬 감동을 예년 못지않게 선사해줄 작품을 소개한다.

새로운 해를 맞으며 듣는 ‘메시아’와 ‘합창’

대부분의 기업들은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 한 해의 업무를 마무리하지만 공연장은 그 반대에 가깝다. 12월 초부터 크리스마스의 단골 레퍼토리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 후, 연말연시에는 숨 가쁘게 ‘합창’과 ‘메시아’ 공연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보통은 ‘합창’을 연말에, ‘메시아’를 연초에 공연하는 추세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은 클래식 음악을 모르는 이들에게도 낯익은, ‘운명’과 함께 가장 대중적인 베토벤의 교향곡이다. 연주 시간만 1시간 30분에 달하는 이 대작은 마지막 4악장에 소프라노, 테너, 알토, 베이스의 독창자 4명과 대규모 합창단이 등장한다. 베이스가 낮고도 힘찬 음성으로 “오, 벗이여, 이 소리가 아니오! 우리 좀 더 즐거운 곡을 노래합시다!”라고 외치면 장중하게, 그러나 격렬하게 합창이 쏟아져 나온다.
‘합창’은 성악을 포함한 최초의 교향곡이다. 하이든과 모차르트가 발전시킨 빈 고전주의의 계승자인 베토벤은 1812년 교향곡 8번을 완성한 후, 10년 이상 새로운 교향곡을 작곡하지 않다가 1824년 이 교향곡 9번을 발표했다. 여기서 베토벤은 4악장에 합창을 포함시켜 ‘손에 손을 잡고 다 함께 나아가자’는 인간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 가사는 독일 낭만주의 시인인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에서 따온 것이다.
‘합창’이 송년의 아쉬움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알려준다면, 헨델의 ‘메시아’ 역시 베토벤의 음악과 엇비슷한 환희와 인간애를 듬뿍 담고 있는 곡이다. ‘메시아’는 <성경>의 내용을 기악과 독창, 합창으로 담는 종교음악인 오라토리오에 속하는 곡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1711년 영국으로 이주한 헨델은 한동안 이탈리아 오페라를 연이어 작곡해 런던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섬나라인 영국은 유럽 대륙에서 새롭게 인기를 얻은 오페라 공연에 목말라 있었다. 헨델은 영국으로 건너오기 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유학하며 최신 오페라 스타일을 공부했기에 영국의 오페라 수요를 충족시킬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오페라 한 편을 공연하기 위해서는 오케스트라와 가수, 합창단, 지휘자는 물론 의상과 무대장치 등 많은 준비와 예산이 필요하다. 오페라 공연에 따르는 이 같은 재정 부담 때문에 런던의 오페라 공연 열기는 점점 시들기 시작했다. 헨델은 이러한 변화를 알아차리고 의상이나 무대장치가 필요 없는 오라토리오로 작곡 방향을 바꾸었지만 그의 초창기 오라토리오는 신통치 않은 반응을 얻었다. 낙담하던 헨델은 1742년 작곡한 오라토리오 ‘메시아’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다양한 독창과 합창으로 구성된 이 오라토리오에서 가장 유명한 곡은 단연 2부 끄트머리에 등장하는 합창 ‘할렐루야’다. 이 곡의 연주를 듣고 당시 영국 국왕 조지 2세가 감격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섰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떠돈다. 이 소문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메시아’에서 ‘할렐루야’가 연주되면 조지 2세가 그러했듯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관행이 생기기도 했다.
‘할렐루야’를 비롯한 ‘메시아’의 강점은 경쾌하며 쉬운 곡이라는 데 있다. 두 곡 모두 듣는 이에게 ‘고난을 뚫고 환희로 향한다’는 메시지를 준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 때문에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은 연말과 연초마다 ‘합창’과 ‘메시아’를 들으며 희망찬 새해를 기대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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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 레비탄, ‘숲속의 겨울’, 캔버스에 유채, 55×45cm, 1885, 트레차코프 미술관,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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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라르손, ‘크리스마스이브’, 종이에 수채, 1904~1906

편리한 쇼핑 생활

장바구니에 물건을 채우는 기준이 ‘나’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는 데 있다면, 온라인 쇼핑이 등장한 이래 날로 발전해온 배송 및 결제 시스템은 생활의 편리함이라는 가치와 직결된다. 물건이 마음에 들어도 계속해서 결제 시스템에 오류가 생기거나 쇼핑한 것조차 잊을 만큼 늦게 도착한다면 그다음으로 이어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미리 결제하고 매장에서 바로 찾아가는 ‘바로 드림’, 전날 밤에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새벽 배송’, 그날 주문해 그날 받는 ‘당일 배송’ 등 몇 년 새 새롭게 등장한 배송 시스템은 온라인 쇼핑의 치명적 약점이던 긴 배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기다림에 대한 부담 없이 쇼핑을 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2010년대 중반, 자주 사용하는 카드만 등록해두면 공인 인증서 같은 복잡한 절차 없이 결제할 수 있는 간편 결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더해지면서 더 편리한 쇼핑이 가능해졌다. 반면 2010년대 이후 쇼핑의 중요한 갈래로 자리 잡은 해외 직구는 국내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상품을 구입한다는 희소성, 같은 물건을 보다 저렴하게 산다는 가격적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를 위해서라면 최소 열흘에서 한 달 이상 되는 배송도 참는다는 사람이 많았다. 해마다 커지는 시장 규모에 해외 직구족을 사로잡고자 해외 직구의 불편함은 낮추고 편의성은 높인 전자 상거래 플랫폼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알리익스프레스도 대표적인 글로벌 마켓 플레이스 중 하나로, 한국 시장을 겨냥해 한국어 챗봇 기능을 도입하고 전용 물류 노선을 따로 두어 안전한 배송은 물론 배송 기간까지 단축함으로써 해외 직구도 국내 쇼핑처럼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책 <쇼핑의 유혹>을 쓴 저널리스트 토머스 하인은 “쇼핑의 핵심은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정체성을 더욱 세련되게 만드는 일이다”라고 했다. 어떤 물건을 살지 결정하고, 그 물건을 사기 위해 이것저것 따져보고, 최종적으로 선택해 구입하는 쇼핑의 전 과정은 어쩌면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새로운 자아 찾기 방식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