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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감동을 전하는 클래식

Description

Dvorak-Symphony_No9-Bohm1978-Track2

새로운 해는 늘 희망과 기대 속에 찾아온다. 올해는 유독 그 기대가 더욱 강렬한 듯싶다. 세계는 2020년에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재앙을 맞닥 뜨렸다. 다가오는 2021년은 그 고난을 극복하는 희망의 해가 되기를 모두 고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은 역시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다.
보헤미아(현재의 체코공화국) 출신인 드보르자크는 이 곡에서 자신이 건너온 새로운 세계, 미국 뉴욕의 놀라운 활기와 풍요로움을 묘사하고 있다. 1892년, 고향 프라하 음악원의 교수였던 드보르자크는 바다 건너의 신대륙 미국으로부터 파격적인 제안을 받았다. 미국의 백만장자 재닛 서버 부인이 드보르자크에게 막 창설된 뉴욕 음악원의 초대 원장 자리를 제의한 것이다. 놀랍게도 연봉은 그가 프라하에서 받는 연봉의 두 배가 훨씬 넘는 1만5,000달러(약 1,630만원)였다. 유럽의 예술가를 파격적인 조건으로 초청하는 일은 19세기 말 뉴욕의 분위기에서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미국은 19세기 말부터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었으며, 이런 호황을 업고 탄생한 백만장자 대부분은 동부의 항구도시이자 경제 수도인 뉴욕에 거주하고 있었다. 뉴욕의 부자들은 뉴욕이 런던이나 파리처럼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의 도시가 되기를 원했다. 미국으로 건너온 드보르자크는 이처럼 활력 넘치는 분위기와 기대감, 그리고 흑인영가에 담긴 애수를 동시에 발견했다.
드보르자크는 원래 부지런한 작곡가였다. 프라하에 머물던 시절부터 그는 늘 아침 6시에 일어나 미사를 드리고 작곡을 하는 일로 일과를 시작하고는 했다. 그가 제안받은 파격적인 연봉에는 조건이 하나 붙어 있었다. 정기적으로 신곡을 작곡해 뉴욕 무대에서 초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인지 아니면 풍요롭고 활기찬 신대륙이 주는 강렬한 인상 덕분이었는지, 드보르자크는 뉴욕에 머무는 3년 동안 교향곡 9번, 현악 4중주 12번 ‘아메리카’, 첼로 협주곡 B단조 등 많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신세계로부터’는 응원가나 CF 음악으로 자주 사용되는 4악장의 주제로 유명하지만 애수 어린 멜로디의 2악장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드보르자크는 이 교향곡에서 미국 민속음악과 흑인영가의 멜로디를 차용해 신세계인 미국의 분위기를 묘사하는 한편, 고향 보헤미아의 민요 멜로디를 넣어 고향에 대한 향수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곡은 3악장을 지나 놀랄 만큼 웅대하고 힘찬 4악장의 팡파르로 끝을 맺는다. 이 힘찬 팡파르가 새해를 맞이한 전 세계에 울려 퍼지기를, 그리고 그와 함께 새로운 희망의 빛도 퍼져 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 전원경은 문화콘텐츠학 박사로,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연구했다. 현재 예술의전당 아카데미에서 음악과 미술을 연계한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