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Archiving

THE OBSERVATORY WITH GOOD SCENERY

전망대에서 만난 풍경들

아름다운 풍경이 꼭 전망대에 있지는 않지만, 전망대에는 언제나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 절경을 만날 수 있는 우리나라 곳곳의 전망대를 찾았다.

City&Night View-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황토마루 정원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서울에는 이미 잘 알려진 야경 명소도 즐비하다. 남산서울타워, 북악스카이웨이 등에 오르면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메트로시티 서울의 낮과 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도시 전체를 품은 거대한 풍광도 물론 좋지만, 한 발 더 다가가 서울의 얼굴과도 같은 풍경 을 가까이서 즐기는 일도 꽤 근사하다. 광화문광장 맞은편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황토마루정원이 바로 그런 곳. 박물관 8층 옥상에 꾸민 이곳에 올라서면 광화문을 비롯한 경복궁의 전경과 그 뒤에 자리한 푸른 지붕의 청와대, 이 모든 풍경을 단단하고 다정하게 감싸 안은 인왕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반대편에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세종문화회관, 서울파이낸스센터 등 화려한 빌딩이 줄지어 있어 서울의 옛날과 오늘, 어쩌면 미래까지 엿볼 수 있는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현재 박물관 바로 옆에서 진행되는 옛 의정부 터 발굴 현장을 조감도처럼 내려다볼 수 있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특히 이곳은 밤을 밝히기 위해 광화문과 경복궁 근정전, 청와대, 도로의 가로등, 서촌의 집집들에 불이 들어오면 더욱 아름다우니, 가능하다면 일주일에 단 한 번 밤 9시까지 문을 여는 수요일의 야간 개장 시간을 노려 방문하자.

Special View- 영종도 백운산 정상 전망대

공항은 참 신묘하다. 출퇴근길에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를 보기만 해도, 여행은 떠나지 않지만 그저 공항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기만 해도, 분주한 일상에 지친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괜히 설레며 한껏 부풀어 오른다. 공항으로 향하는 긴긴 다리와 1분이 멀다 하고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계속해서 보이는 영종도 백운산의 정상 전망대는 그래서 특별하다. “석양에 비치는 오색구름이 산봉우리에 머물 때면 선녀들이 내려와 약수를 마시며 놀고 간다”고 해서 백운산(白雲山)이라 이름 붙은 이 산은 해발 255.5m에 불과하지만, 정상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경만큼은 여느 명산 못지않다. 광활한 활주로와 우뚝 솟은 관제탑이 한눈에 들어오는 인천국제공항, 약 18km 길이의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긴 인천대교, 마치 레고 블록처럼 영종도는 물론 저 너머 육지까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룬 신도시,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푸른 바다와 그 위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 그야말로 거칠 것 없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탁 트인 풍경에 절로 가슴이 시원해진다. 등산로 입구부터 시작해도 정상까지 약 1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등산 없이 전망만 즐기고 싶다면 산 중턱에 자리한 용궁사까지 차로 오른 후 걸어 올라가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에서 차로 1시간이면 충분한 데다 인근에 공항철도 운서역도 있어 모처럼 한가한 오후 일몰을 즐기거나 새해 첫날 첫 일출에 도전하기도 좋다.

Mountain View- 정선·태백 백두대간 만항재

정선과 태백 사이에 자리한 만항재의 별칭은 ‘하늘 아래 첫 고갯길’. 무려 해발 1,330m에 이르는 고개에 오르면, 산과 하늘이 맞닿은 저 끝까지 태백산을 비롯해 백두대간 봉우리들이 자락자락 이어져 안개와 구름이라도 낀 날이면 마치 신선이라도 된 듯 영험한 기분마저 든다. 남쪽 땅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의 정상이 불과 200여 m 거리에 있어 산행을 위해 찾는 사람도 많지만, 우리나라에서 차로 올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인 만큼 드라이브나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에게 특히 사랑받는다. 산수화를 그린 듯 펼쳐진 백두대간의 풍광에, 산등성이를 따라 굽이치는 도로의 스릴에 모두 마음을 빼앗기는 것. <한번쯤은 꼭 가봐야 할 한국의 전망대 여행>(원앤원스타일 펴 냄)에 따르면, 이곳의 백미는 만항재에서 태백선수촌, 오투전망대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로 “함백산의 스카이웨이는 만항재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라고 말한다. 한편, 만항재 주변에 조성된 하늘숲 공원과 야생화 탐방로는 아기자기한 숲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뷰 포인트다. 겨울 눈꽃은 물론 봄 철쭉, 여름 야생화, 가을 단풍까지 형형색색의 자연을 사시사철 누릴 수 있는 만항재의 풍경은 언제나 옳다.

ⓒ 정선군청

River&Ocean View- 낙동강하구 아미산전망대

강원도 태백에서 발원한 강물은 경북 상주에 이르러 마침내 삼국시대 가락국의 동쪽에 있다 하여 낙동(洛東)이라 이름 붙은 강이 된다. 총길이 약 525km, 남쪽 땅에서 가장 긴 강은 쉬지 않고 흘러 마지막으로 여정의 피로를 풀듯 토사를 쌓아 너른 평야와 모래섬을 만들고 드넓은 바다로 나아간다. 아미산전망대는 바로 이곳, 낙동강의 끝과 남해의 시작이 맞닿아 있고 그 사이에 자리한 도요등, 백합등, 장자도 같은 크고 작은 삼각주, 삼각주와 해안의 갯벌, 갈대숲을 보금자리 삼은 철새들이 바라다보이는 부산 다대포에 위치한다. 앉아 있는 새를 형상화한 전망대는 입구부터 건 물 꼭대기까지 나무 계단이 이어져 서는 자리에 따라 보이는 풍경이 조금씩 달라진다. 3층 카페테리아에는 통유리로 된 전망대가 같은 공간에 조성돼 추위나 더위에 대한 걱정 없이 여유롭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낙동강 끝과 하루의 끝을 함께 보는 일은 어쩐지 찬란하고도 쓸쓸하지만, 같은 자리에서 시작될 내일의 태양을 떠올리며 오늘을 마무리한다.

ⓒ 김지호(한국관광공사)

Field View- 신안 증도 소금밭낙조전망대

해발 50m의 야산에 자리한 소금밭낙조전망대는 여느 전망대에 비하면 턱없이 낮지만, 10여 분이면 오르는 전망대의 풍경은 실로 유일무이해 비할 데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단일 염전인 태평염전의 광활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바둑판 모양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염전과 그 곁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소금창고, 염전을 터전 삼아 일하는 소금 장인의 모습까지 속을 훤히 내보이는 듯한 풍경에 괜스레 마음이 애틋하다. 저물녘 염전 바닷물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가 특히 아름다우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갯벌의 미네랄을 먹고사는 염생 식물을 볼 수 있는 태평염생식물원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태평염전은 1953년 피난민의 정착을 돕고 소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갯벌을 사이에 두고 섬 2개로 나뉘어 있던 증도를 메워 만든 곳으로, 우리나라 천일염 생산량의 약 6% 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반세기 넘는 역사와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에는 현재 소금박물관으로 쓰이는 옛 석조 소금창고와 함께 등록문화재로도 지정되었다.

ⓒ 박동철(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