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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ACTIVITY FROM THE WORLD

온몸으로 기억하는 여행

특정 나라에서, 특정 기간에만 즐길 수 있는 여행이 있다. 겨울과 여름을 넘나들며 지금을 가장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는 여행을 추천한다.

추위를 느낄 틈 없는 스위스의 겨울 

스위스의 유명 관광지 중 한 곳인 체르마트는 만년설로 뒤덮인 마터호른(Matterhorn) 산기슭에 자리한 마을이다. 관광객 대부분이 스키를 타러 찾는 스위스에서 올해는 좀 더 특별한 경험을 해보면 어떨까? 스위스 4개 주에 걸친 방대한 크기의 루체른 호수 남쪽 끝자락인 우리(Uri) 호수에서는 카누를 탈 수 있다. 물결을 미끄러지듯 가르며 카누를 타고 브룬넨에서 출발해 아름다운 호수 이곳저곳을 탐험한다. 고요한 호수를 누비며 바다처럼 푸르디푸른 호수의 색에 빠져들고,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진 산세를 눈으로 좇는다. 루체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멜흐제-프루트(Melchsee-Frutt) 호수에서는 얼음낚시가 가능하다. 해발 2,000m에서 두꺼운 얼음을 뚫고 기다리다 보면 거대한 크기의 송어를 낚을 수 있다. 좀 더 활동적인 경험을 원한다면 루체른의 3대 명산 중 하나인 필라투스(Pilatus)산을 스노슈즈를 신고 하이킹을 해도 좋다. 눈 위를 잘 걷도록 설계한 타원형 스노슈즈를 신고 용이 살았다는 전설의 산을 천천히 산책할 수 있다. 크리엔저에그(Krienseregg)와 프래크뮌테그(Frakmuntegg) 구간은 난도가 낮아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만하다. 스노카이팅(Snowkiting)은 발에는 스키를 신고, 몸과 연결된 하늘에 띄운 연의 동력으로 눈밭이나 얼음 위를 내달리는 액티비티다. 바다에서 연과 몸을 연결해 하늘을 나는 듯한 카이트 서핑과 같은 원리다. 바람을 잘 타기만 하면 시속 8~48km로 달릴 수 있고, 아파트 20층 높이인 최대 30m까지 날아오르는 짜릿함을 맛볼 수도 있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비행을 하거나 빠르게 돌진할 수도 있어 스노보드나 스키보다 더 강렬한 스포츠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도전할 만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북유럽 지역에서는 인기가 높다. 2014년에는 캐나다의 프레더릭 디온이 영하 50℃의 열악한 환경에서 3,000여 km를 스노카이팅으로 달려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했고, 노르웨이에서는 매년 스노카이팅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눈 덮인 평원을 내달리고 깊고 푸른 호수를 탐험하며 야외에서 더 즐거운 스위스에서의 경험 덕분에 겨울의 찬 바람이 오히려 기다려질 것이다.

ⓒ 스위스 정부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Brienz

오로라 헌팅을 하러 떠나는 겨울왕국 노르웨이 

극지방의 초고층 대기 중에 나타나는 발광(發光) 현상으로 하늘을 물들이는 신비한 오로라. 10월부터 4월까지는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처럼 극지방과 가까운 나라에서 관찰할 수 있는데, 노르웨이 트롬쇠는 겨울이면 오로라 헌팅을 떠나려는 헌터들로 북적인다. 트롬스주에 자리한 트롬쇠는 ‘오로라 라인’에 있는 도시다. 북위 68도 주변인 60~70도에서 최고의 오로라를 볼 수 있어 ‘골든 존’이라고 하는데, 트롬쇠가 그중 하나. 오로라 관찰이 가능한 나라는 대부분 영하 40℃ 밑으로 기온이 내려갈 정도로 춥지만, 트롬쇠는 바다 앞까지 거슬러 올라오는 멕시코만류 덕분에 영하 20℃ 정도로만 떨어져 편하게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오로라를 찾아나서는 헌팅 프로그램이 이 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액티비티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 밤, 불빛이 없는 장소에서 관측할 수 있지만 포인트나 조건 등이 까다로워 전문 헌터들과 떠나면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은 더 높아진다. 운이 좋으면 캄캄한 하늘을 가로지르는 신비한 오로라를 두 눈으로 목격할 수도 있다. 밤이 오로라를 위한 시간이라면, 낮에는 다른 액티비티를 즐기면 된다. 트롬쇠는 ‘북쪽의 파리’라고 할 정도로 도시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도심에서도 가파른 산과 아름다운 골짜기 피오르를 볼 수 있고, 30분만 근교로 나가면 물가에 바닷새와 바다표범이 기다리고 있다. 또 2019년 12월 개봉해 다시 한번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겨울왕국 2>의 배경지이기도 한 노르웨이에서는 영화의 장면을 따라가는 여행도 가능하다.

ⓒ Gaute Bruvik/visitnorway.com

스키의 일상화, 캐나다에서 즐기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겨울이 길고, 여름이 짧은 나라는 겨울 스포츠가 발달했다. 캐나다 국민은 다양한 겨울 스포츠를 보고, 응원하고, 직접 즐기며 추위를 이겨낸다. 국민 스포츠 중 하나인 아이스하키의 유래는 설이 다양하지만, 1879년경 최초의 경기가 캐나다에서 열려 그 이후에도 캐나다를 중심으로 발전했을 정도다. 속도감이 엄청나기 때문에 긴장감과 추위로 얼어붙은 아이스링크장에서도 손에 땀이 날 만큼 짜릿하다. 그에 반해 정적이고 다칠 위험도 크지 않은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일상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즐기는 겨울 스포츠다. 경기용 크로스컨트리가 있지만, 주민이 즐기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눈 덮인 산이나 들 같은 평지에서 발에는 스키를, 손에는 폴을 들고 이동하는 일상 스키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근교의 새하얀 눈밭에서 또는 동네에서 누군가 다져놓은 길을 따라가기도 한다. 몇 시간만 배우면 어렵지 않게 탈 수 있고, 다칠 위험도 적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과거 탐험가의 이동 수단이기도 했으며, 겨울에 전쟁을 치른 나라의 군사들은 스키를 타고 눈밭을 걸어 적진을 염탐했다. 1924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돼 하계·동계 올림픽에서 역사가 오래된 종목 중 하나기도 하다. 겨울 나라 사람들은 눈이 오는 영하의 일상에서도 놀이처럼 스키를 즐기며 긴 겨울을 보낸다.

서퍼의 천국, 호주 골드코스트 

호주는 우리나라와 정반대 계절로 한창 더운 여름을 지나는 중이다. 2019년 12월, 호주 최대 저가 항공사(LCC) 젯스타항공과 국내 제주항공이 협력해 인천-골드코스트 직항 노선을 신규 취항한 덕분에 다른 계절의 나라까지 단 한 번의 비행으로 닿을 수 있게 됐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에도 서핑 붐이 일었다. 강원도 양양에는 ‘서피 비치’가 생겼고, 제주도 해변에서는 심심치 않게 서핑 강습을 받는 초보 서퍼 무리를 볼 수 있다. 서핑에 막 관심이 생긴 초보 서퍼, 오랜 시간 바다와 파도에 몸을 맡겨온 베테랑 서퍼에게도 호주 골드코스트는 천국이자 버킷리스트다. 해변 길이가 총 70km에 달하는 이곳은 메인 비치, 서퍼스 파라다이스, 브로드 비치 등으로 나뉘는데, 어디든 서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골드코스트가 전 세계 서퍼의 꿈의 장소인 이유는 1년 중 300일 이상이 화창하고, 연평균 20℃의 온화한 날씨, 무엇보다 ‘내 파도’를 외치며 당장이라도 잡아타고 싶은 좋은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들기 때문이다. 서핑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골드코스트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서퍼스 파라다이스 해변에서 서핑 레슨을 받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물론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다른 계절의 나라에서 드넓은 바다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여행이다.

동양의 아마존, 브루나이 정글 투어

경기도 절반 정도 크기에 약 42만 명이 거주하는 왕정 국가 브루나이. 작지만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해 세계 5위의 부자 국가로 이름난 자원 부국이다. 남들이 자주 가지 않는 생소한 동남아 국가를 찾고 있었다면 브루나이가 제격일지 모른다. 뜻밖의 화려함과 자연경관에 여러 번 놀라게 되는 반전 매력을 선사하는 여행지다. 더 엠파이어 브루나이 호텔은 브루나이의 대표 랜드마크 중 하나로 국빈맞이 목적으로 지은 만큼 화려한 실내 장식과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한다. 브루나이에서 꼭 체험해야 하는 액티비티는 동양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울루 템부롱 국립공원의 정글 투어다. 시내에서 약 2시간에 걸쳐 스피드 보트와 롱 보트 등을 갈아타며 맹그로브 숲의 나무들로 우거진 강을 헤치고 가다 보면 영화 <인디아나 존스>가 떠오른다. 보트에서 내리면 본격적인 정글 트레킹이 시작된다. 말만 정글일 뿐 걷기 편하도록 나무 계단과 출렁이는 구름다리 등 시설이 잘 구비되어 부담이 없다. 고개를 살짝 돌리기만 해도 오래도록 온전히 보존됐을 생태계가 펼쳐진다. 트레킹의 마지막 목적지는 철탑 캐노피다. 높이 70m의 철탑으로 한 계단 한 계단 꼭대기까지 오르면 발아래 나무와 구름이 빼곡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하다. 숨을 크게 들이쉬자 나무가 뱉어낸 신선한 공기가 폐 속으로 가득 차오른다. 철탑 5개를 이리저리 오르락내리락하며 감상하는 정글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다. 2019년 4월 5일부터 인천과 브루나이를 오가는 로열브루나이항공의 직항 노선이 증편되어 주 4회(화·목·금·일) 약 5시간 30분이면 브루나이 여행이 시작된다.

뉴질랜드에서 번지점프를 하다 

인간은 늘 한계를 깨고 싶어 한다. 누군가 세운 기록 또는 나 자신의 두려움을 뛰어넘고 싶은 마음.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의 펜타코스트섬 원주민은 성인이 되는 자격 요건으로 체력과 담력을 중요하게 여겨 나무로 된 높은 탑을 세우고, 열대 넝쿨을 엮어 만든 긴 줄을 발목에 묶고 바닥으로 뛰어내리는 성인식을 해왔다. 여기에서 착안해 탄생한 것이 바로 뉴질랜드 퀸스타운 카와라우강에 있는 최초의 상업 번지점프대 A.J. 해킷이다. 1988년 11월 설치된 이후 지금까지 높이 43m의 번지점프대에서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왔다. 두 발을 묶고 강으로 뛰어드는 건 상상도 못할 만큼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자신감과 쾌감을 얻을 수 있으니 도전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북섬의 타우포 후카 폭포 상류의 번지점프대 역시 유명한 곳으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번지점프 외에도 뉴질랜드는 액티비티의 천국으로 불릴 만큼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최대 상공 4,500m 하늘에서 뛰어내려 60초 동안 낙하하는 스카이다이빙, 우리나라에도 도입된 무동력 카트 스카이라인 루지, 빙하가 녹으면서 형성된 태즈먼 호수를 보트를 타고 둘러보는 빙하 투어, 수 세기에 걸쳐 형성된 석회암 동굴에서 반딧불이 수천 마리를 볼 수 있는 와이토모 동굴 투어까지, 새로운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원한다면 이번 여행지는 뉴질랜드다. 2019년 11월 23일부터 에어뉴질랜드에서 직항 노선을 운항한다. 오클랜드와 인천을 오가는 노선을 주 3회 운항하고 있으며, 2월 중순까지는 주 5회로 확대한다.